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시간 동안 내 땀과 숨결이 묻어 있던 곳을 이제 떠나야 한다. 슬프고 섭섭하고 안타깝다. 그 탓인지 요며칠은 통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일찍 잠을 들 요량으로 누웠는데 몇 시간도 못 가서 이렇게 일어나 실론티를 우려서 마시며 앉아 있는 것이다. 영하의 날씨로 고요한 새벽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자꾸 자꾸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가 치밀었다. 나는 아직도 너무 어리고 너무 부족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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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좋은 책을 두 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샀는데, 애석하게도 읽을 시간이 없다. 아니 그보다는 인생의 어려움 때문에 읽을 경황이 없다. 왜 진작 이 책들을 알지 못했을까. 아직 겨울눈 구경도 못 했는데 내 인생은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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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젯밤은 다음 날이 토요일이라는 구실로 읽고 싶었던 책 꺼내서 새벽녘까지 읽다가 쓰러져 잠이 들어 오늘 오후 1시에야 일어났다.
2. 한국 된장을 끓일까 왜된장을 끓일까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오늘은 후자를 택했다. 나는 왜된장은 한국 된장처럼 푹푹 끓이지 않고 재료가 다 익으면 넣고 맛을 맞추면서 마무리한다. 잘게 썬 부드러운 두부는 마지막에 넣고 불을 끄고 뚜껑은 덮어둔다. 청양 고추를 아주 약간 넣어 보았는데 약간 달콤한 왜된장과 의외로 잘 어울렸다. 그래서 미역, 다시마, 호박, 파, 청양고추, 두부, 그리고 극소량의 소고기가 재료였다.
3. 내 배를 채웠으니 이제 나의 둘 뿐인 화초에게도 물을 선사하기로 했다. 보름에 한 번씩 물을 양껏 주면 되는 종류들이라 이 두 분을 오늘 욕실로 초청하여 마음껏 인공 소나기를 뿌려주었다.
4. 지난 달에 우연히 구입한 립톤 옐로우 라벨 티백 홍차를 한 달 가량 마셨는데 그런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잎홍차처럼 맛이 깊거나 향이 진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텁텁한 뒷맛이 단점이었다. 그보다 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얼그레이는 티백이라도 가격이 만만찮았다는 사실이다. 겨울에는 역시 얼그레이 밀크티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갖고 있기에 아무래도 며칠 안에 베르가못 향의 잎홍차를 구입하게 될 것 같다.